오늘 아침 정문에서 '여의봉의 행복한 아침맞이'를 하고 있었다. 한 여학생이 와서 작은 네모로 접혀진 메모지 한장을 주고 갔다. 메모지에는 머리띠를 하고 넥타이에 양복을 입은 내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작은 글씨로 '팬클럽 이름 "손오공" 이에요' 라고 적혀 있었다."이게 뭐야?""손오공 입니다. 수고하세요.""손오공?!"창덕중에서 새 둥지를 튼지도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첫 인상이 참 좋았다. 처음부터 맑고 밝은 미소로 나를 대해 주었다. 첫 부임 인사를 할 때도 큰소리로 박수와 함께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둘째날 부터 교문에서 퍼포먼스용 머리띠를 착용하고 '사랑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하이파이브로 아침 맞이를 했다. 예상보다 훨씬 반응이 빠르게 나타났고, 다가오는 학생이 많았다."..
안민중학교를 떠나며 안민중학교에서 관리자로서의 모습이, 마치 첫 발걸음을 떼어놓은 아기와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매사가 조심스럽고 잘 해보려고 하지만 뒤뚱거리며 걸었을 것이고, 내 몸을 내 맘대로 가누지 못해 내 발에 내가 걸려 넘어지기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 보고자 했던 것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적인 학교경영에 부경영자로서 나의 역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었다. 교장이 아니라 온전히 나의 생각으로 학교를 경영하기는 어렵지만, 나에게 주어진 역할 속에서 나름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수평적이고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그 첫걸음이 호칭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10년 전부터 학교에 근무하는 ..
내가 대안교육을 한답시고 이 길을 걸어온 지 벌써 8년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나의 알음알이는 별로 넓어지지도 깊어지지도 않았다. 태봉을 설립한다고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1년 반을 보냈고, 경남 Wee스쿨에서 2년 동안 파견생활 한 것을 제하고 나면, 태봉에서만 4년 반을 보냈다. 태봉에서의 생활은 내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만큼 큰 의미가 있다. 오늘 아침 여러분들과 함께 내 삶의 흔적을 살펴본다. 나는 1959년 의령의 자굴산의 정기를 받아 가난한 농민 집안에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래로 남동생만 셋이다 보니 팔순을 넘긴 어머니는 아직도 손에 흙과 물을 묻히고 사신다. 어려서부터 교사가 꿈이었던 나는 별다른 꿈을 꾸지도 않고 교사가 되었다. 물론 늦은 나이인 서른 살에 첫 발령을 받..
위기치유 대안교육 발전 방안 모색하기 진산학생교육원이 개원한지 1년 6개월 만에 세 번이나 원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가? 평균 재임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준비해서 제대로 좀 하려면 2년에서 4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대안교육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려면 새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과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이 펼치고 싶은 계획을 준비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위기학생의 치유와 돌봄이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장기간 근무가 가능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경남진산학생교육원(경남Wee스쿨..
선생님 이 꽃 좀 보세요. 진산학생교육원의 1교시 수업은 다른 곳과 좀 다르다. ‘몸깨우기’라는 교육과정을 혹시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아침 일찍 교실의 분위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아이들의 몸은 피곤함에 절어있다. 몸이 깨어나지 못하니 맑은 정신을 가질 수 있겠는가? 차라리 잠이라도 좀 더 재워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내가 태봉고등학교에 가면서 드림샘과 함께 교육과정에 녹여 내 보려고 했지만, 빡빡한 수업시수에 묶여서 실행하지 못했던 활동이기도 하다. 꽃들에게 관심을 보이자 꽃들이 춤추기 시작하다. @ 여의봉 진산학생교육원은 위탁교육기관으로 일반학교에 비해서 유연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평소에도 교과수업이 싫어 도망가는 아이들인데, 여기까지 와서 1교시부터 학생들의 진을 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
저 몽유병 있어요. 아이들은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종종 거짓말을 하게 된다. 우리 교사들은 학생이 거짓말하다 들통이 나면, 두 번 다시 그 학생을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학생이 나중에 진실을 말하더라도 거짓말로 받아들이며 믿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학생과 교사는 점차 멀어지게 되고, 마음의 문을 닫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거짓말에 대해서 우리 교사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화려한 색깔의 꽃도 처음부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 여의봉 며칠 전, 내가 근무하는 교육원에 2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들어왔다. 2학기부터는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학기 동안 함께 생활하였던 학생들의 재위탁의 경우..
원장님! 우리 원장님! 이번 9월 1일자로 진산학생교육원에는 3번째 원장님이 부임하셨다. 초대 양수만 원장님과 2대 김송자 원장님에 이어 3대 김형만 원장님이 오셨다. 새로 부임해 오신 원장님의 첫 인상은 너무 좋다. 서글서글하면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그런 분이다. 앞으로 교직원들의 수고를 알아주고 아픔을 보듬어 주실 것 같다. 지금까지 공립 대안교육이라는 새로운 주춧돌을 놓으며 설레임으로 살았듯이 앞으로 함께 할 6개월도 기대가 된다. 원장님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6행시를 준비해서 낭독해드렸다. 내용면에서는 부족함이 많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제시어는 ‘김형만원장님’이다. 취임식에서 친목회를 대표하여 최연소 직원인 보미샘이 신임 원장님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여의봉 김형만 원장님을 우리 진산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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