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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천예술학생연극제 참가를 위한 연극캠프

이번 주말을 이용하여 태봉고 연극동아리 끼모아가 개천예술학생연극제 참가를 위한 연극캠프를 하고 있다. 캠프의 목적은 학생들의 연기력 향상 및 작품의 앙상블 훈련이다. 먼저 연극동아리 끼모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끼모아(KKIMOA)는 순수 우리말로 모운다라는 의미의 모아를 합성한 단어로 끼가 있는 사람들을 모운다라는 의미와 자신의 내부에 잠재된 끼를 모아서 끌어낸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발령을 받은 1988년 내서중학교에서부터 연극부를 만들어서 활동하였다. 지금까지 28년 동안 6개 학교를 거치면서 연극부 또는 연극동아리를 운영하였다. 끼모아란 이름은 3번째 학교인 토월중학교에서 만든 연극동아리 이름이다. 그런데 이 이름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끼모아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이 좋기도 하지만, 내가 떠난 학교에서는 연극동아리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 이름을 가지고 다니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토월중 끼모아, 동진중 끼모아, 안골포중 끼모아, 태봉고 끼모아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시청각실에서 개천예술학생연극제 출품작 '개천의 용간지' 연습 중

연극캠프의 시작은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연극과 연기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싶어서였다. 평일에 하는 연습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훈련을 하는 캠프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방학을 활용하여 1주일간 하였으나, 현재는 연극대회 참가를 앞두고 부족한 연습시간을 확보하는 좋은 방안으로 사용하고 있다.

캠프의 결과 학생들이 연극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극에 대한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힘든 부분도 많다. 긴 시간을 집중해서 연습이나 훈련을 한다는 게, 아직 청소년들이 해내기에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힘들면 힘들수록 성장의 시기가 가까이 와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고 그만 둔다. 물이 100에서 끓기 위해서는 99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 마지막 1를 위해서 극강의 몰입과 에너지의 집중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3학년 없이 2학년과 1학년만으로 구성되어 참 힘들게 하고 있다. 3학년이 없다는 것은 제대로 본을 보여줄 선배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3학년이 주요 배역을 맡아 주면, 저학년들은 그만큼 자신의 역할에서도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태봉고 끼모아의 연극경연대회 성적이 좋았을 때가, 3학년 학생들이 수적으로 많았을 때라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내년을 위한 포석이다. 이 학생들이 몇 명이나 남아서 계속해 나가느냐가 내년의 작품의 질을 결정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살펴보자.

인화는 지금 동아리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며 잘 이끌어가고 있다. 1학년 때부터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가장 많은 작품에 캐스팅되었다. 배역에 대한 운도 따랐던 아이다. 인화는 발성이 좋으며 성량이 풍부하나, 말에 리듬이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1년 이상 노력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말의 리듬과 호흡이 극복되었으며, 발음이 명료하여 배우로서의 기본을 잘 닦아가고 있다. 물론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몸만들기는 계속되어야 할 과제이다.

보민이는 1학년 2학기에 전학을 오면서 연극을 하고 싶다는 아이다. 그러나 생각일 뿐 행동은 따르지 못했다. 그런데 2학년이 되면서 제대로 해보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힘들어 하고 자주 연습을 빠지는 모습에서, 연습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훈련에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보민이는 무대 포스가 있는 아이다. 무대를 이끌고 가는 힘이 있는 배우로 성장해 가고 있다. 하지만 몸매와 외모에서 갖는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와 자신감이 부족하다. 성장을 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스스로 방법을 찾아낼 것으로 믿는다.

경현이는 소리통이 좋아 발성이 좋은 아이다. 명랑하고 밝은 성격으로 극중에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매력 있는 연기자이다. 자신감을 가지면 대사의 리듬과 감정도 매우 좋다. 하지만 다른 일에 더 많은 매력을 느껴, 연극에서 도망가려고 노력하지만, 그때마다 떠나지 못하고 다시 합류하고 있다. 이러다가 배우의 길을 걷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앞날은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산하는 2학년 남학생으로 유일한 존재이다. 최근 끼모아는 학년에 남학생이 한명 정도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학생 사이에서 잘 버텨내고 있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너무 약하고 뱃심이 약해 대사의 명료성이 부족했다. 연습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많은 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다. 최근에는 극작에도 관심을 가져, 후반기 워크숍 작품으로 산하의 창작극을 해보려고 하고 있다.

소연이는 1학년 학생치고는 대사나 연기력이 아주 좋은 편이다. 선배들과 연기를 함께 하면서도 결코 뒤지지 않고 잘 해내고 있다. 중학교 때 연극을 해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 1학년이라 어리광이 있으며, 잘 흔들리며, 자신을 너무 믿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감과 두둑한 배짱을 기른다면 좋은 연기자가 될 재목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더 빠른 성장을 할 것이다.

산이는 1학년의 유일한 남학생이다. 여성적인 말투와 행동이 너무 강해 이를 어떻게 고칠까하는 고민이 되는 아이였다. 그리고 에너지가 약해 대사의 전달이 힘든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가슴중심 호흡에서 배 중심호흡으로 바꾸었더니 남성적인 말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사 전달을 위해서 에너지를 키우고, 말투와 행동에 많은 변화를 보였으며, 지금도 노력 중에 있다. 연극을 통해서 멋진 사람으로 태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밖에도 음향을 맡아서 수고하고 있는 주원이는 1학년때부터 스탶만 고집하며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조명기도 없이 조명연습을 해야 하는 예린이가 적극적인 자세로 함께 하고 있다. 무대에서 연기자는 스탶(Staff)의 도움 없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없다. 철저하게 협력하여야 좋은 무대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예린이를 주목하고자 한다. 음악적으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예린이와 함께 라이브 뮤지컬 작품을 꿈꾸게 되었다.

끼모아 연극동아리 지도교사 3인방(서용수, 류주욱, 김수희) 모습

이번 연극캠프를 통해서 모두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 개천예술학생연극제에서 공연을 통해 더욱 성장하도록 하자. 나는 끼모아 아이들에게 모두 연극배우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연극이라는 좋은 도구를 만나서 몰입의 경험을 해보게 하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찾은 일에 몰입하지 못하면 행복과 연결되기 어렵다. 연극 속에서 맛본 몰입의 경험이 다른 일에도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생은 연극이라고 했지 않은가? 우리 아이들이 자기의 삶 속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몰입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인생을 설계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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