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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치유 대안교육 발전 방안 모색하기

진산학생교육원이 개원한지 16개월 만에 세 번이나 원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가? 평균 재임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준비해서 제대로 좀 하려면 2년에서 4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대안교육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려면 새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과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이 펼치고 싶은 계획을 준비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위기학생의 치유와 돌봄이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장기간 근무가 가능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경남진산학생교육원(경남Wee스쿨) 전경 @ 여의봉

현재 전국 위스쿨의 형태는 다양하다. 몇 가지 범주로 정리하면, 직속기관형, 외부 위탁형, 대안학교형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기의 위스쿨들은 직속기관형으로 설립했으나, 최근에 설립되는 위스쿨은 거의 대안학교형이다. 특이하게도 초기에 만들어지면서 직속기관형이 아닌 외부 위탁형이 있다. 초기 몇몇 시도교육청에서 수련기관을 활용한 위기학생을 교육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광주교육청은 전문가 위탁이라는 새로운 발상을 했다. 

공교육 내에서는 전문성이 없지만, 외부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교육청에서는 폐교를 리모델링하고 운영 예산지원을 담당하고, 운영은 돈보스코정신으로 교육하는 살레시오회가 하는 방법이다. 이곳이 광주교육청의 돈보스코학교(2010)’ 이다. 내가 탐방해보고 생각해 본 결과 가장 선호하는 모델이다. 공립에서 갖기 어려운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사립의 형태라 교사들이 장기 근무가 가능해 경험(Know-how)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이며, 비기숙형이라 방과 후 교사들의 에너지 재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공방에서 미래의 바리스타를 꿈꾸며... @ 여의봉

다음으로 청명학생교육원(2010) 및 강원학생교육원(2013)과 같은 직속기관형이다. 진산학생교육원(2014)은 최근에 설립되면서 대안학교형으로 하지 않고, 청명학생교육원을 모델로 벤치마킹해서 설립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강원학생교육원을 모델로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청명학생교육원이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선호하는 모델을 찾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강원학생교육원은 전문상담교사가 4명이 주축이 되어 Wee교육을 시작했다. 상담교사의 유연한 마인드와 최고의 경험을 가진 상담교사를 공모채용(5년 근무)이라는 방법으로 장기근무가 가능하게 했다. 그리하여 강력한 상담자원과 역량이 축적되고 있었다. 돈보스코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선호하는 모델이다. 그 당시 나도 설립T/F에 있었다. 변명을 좀 하자면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 때는 나에게 지금과 같은 안목이 없었다.

대안학교 형태의 Wee스쿨은 충남의 충무학교(2010)와 여해학교(2013), 인천해밀학교(2012), 경기새울학교(2013), 대구의 마음이 자라는 학교(2013) 등이다. 이들은 긍정적 이미지를 주기위해 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학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그 학교를 입학해서 졸업하는 학생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 모두 일반학교에서 위탁으로 와서 지내다고 원적교로 돌아가서 졸업장을 받는다. 그리고 제주도교육청은 지금 시범적 운영을 하면서 가장 좋은 모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도자기공방에서 물레질을 배우는 미래의 도공들! @ 여의봉

위스쿨은 출발점이 단위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는 것이 목적이다. 그곳에서 교육활동을 해야 할 아이들에게 정말 교육적인가? 라는 성찰적 질문이 없었던 것 같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은 많은 아이들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다. 학교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을 한 곳으로 모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게 학교냐? 새로운 교도소지.” 우리는 왜 이렇게 비교육적 발상을 하게 된 것일까? 이곳에 올 학생이나 이곳에서 아이들을 만나야 하는 교사들에게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 당시 이런 질문이 있었다면 이렇게 비교육적 교육기관은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비교육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우리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이상 좀 더 교육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지금 현재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 대안 또한 사람마다 제각각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것은 순전히 내가 생각하는 대안임을 밝혀둔다.

첫째,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관리자의 교육철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이것은 발령제도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발령제를 한다면 2년 정도 인사이동이 없도록 하거나, 이런 방법이 어렵다면 그 대안으로 2년 임기(중임 가능)의 원장 공모제가 있을 것이다. 자격은 교장 자격증 없이도 지원 가능하도록 최대한 개방하는 것이 좋다.

둘째, 파견교사 중심의 운영은 2년을 주기로 전교사가 교체된다. 이런 방법으로는 경험이 축적될 수가 없다. 대안학교나 대안교육 위탁기관 근무교사들의 경험 축적이 안정적인 운영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 대안으로 위기학생 교육경험의 축적을 위해서 파견교사 중심에서 전문인력 중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전문인력이란 공립학교 교사가 아닌 사람으로 대안학교나 대안교육의 경험을 가진 교사자격증 소지자를 말한다. 파견교사의 절반 정도는 이들을 기간제교사로 채용하여 장기적인 근무가 가능하도록 한다.

제과제빵공방에서 제과점 사장을 꿈꾸는 아이들 @ 여의봉

셋째, 기숙형으로 운영할 때 야간활동까지 교사들이 관여하고 있어 업무강도가 너무 높다. 교사들의 에너지 고갈은 결국 교육력 저하로 연결된다. 현실적으로 비기숙형이 어렵다면 주간과 야간의 돌봄인력을 구분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대안으로 야간업무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사(학교복지사)를 채용을 해야 한다.

넷째, 위탁생 수가 많아지면서 에너지가 많은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강해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흡연문제, 폭력(따돌림, 폭력행사, 서열세우기, 성폭력)문제, 이성교제 문제 등이 심각하다. 지역별로 소규모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자체적으로 소규모로 나누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진로교육과 연계하여 실시하면 효과가 높을 것이다. 이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소규모(5명 이내)로 진로직업체험 중심의 작업장학교가 좋을 듯하다.

위의 대안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다음 기회로 넘기겠다. 내가 대안교육의 길로 들어선지 벌써 8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공립 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파견,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 근무, 공립 대안중학교 및 경남Wee스쿨 설립 파견, 진산학생교육원 파견 등 다양한 대안교육 경험을 하고 있다. 난 대안의 길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함께 가야할 길이고, 협력해야 할 길이다. 앞으로 내가 부족한 부분을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우도록 할 것이다. 오늘도 새로운 대안의 길을 꿈꾸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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