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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의 약과 독

2015년 개천예술학생연극제 결과가 나왔다. 연기상으로 손경현(동상), 김보민, 김소연(은상), 권인화(대상) 4명이며, 무대예술상에 김주원(음향) 학생이 수상했으며, 단체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연기상이 4명이나 나온 것은 정말 기대 이상이다. 연기자 6명 중 남학생 2명을 제외하고 여학생 4명이 모두 수상하는 기쁨을 얻었다. 이는 끼모아 팀의 연기가 매우 고르다는 반응에 대한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대예술상 수상은 무대장치, 음향, 조명에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 장려상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연기대상을 수상한 권인화와 어머니의 기뻐하는 모습 @ 여의봉

시상식에는 손경현, 권인화, 김주원이 참가하였고, 인화 어머니와 수희샘과 내가 함께 했다. 공교롭게도 시상식에 참여한 3명이 모두 수상하는 기쁨을 가졌다. 아이들이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름이 불리자 기쁨의 고함과 함께 당황스럽고 기분 좋은 순간을 맞았다. , 연기대상은 2012년 박해인 이후 처음으로 수상하는 기분 좋은 상이다. 인화가 동아리장을 맡아서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나도 기분이 좋다.

수상한 권인화, 손경현, 김주원의 환한 모습 @ 여의봉

상을 받은 아이는 행복한 시간이 되겠지만, 상을 기대했지만 결과가 그렇지 못한 경우 고통의 시간이 된다. 대회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자고 했지만, 한 동안 힘든 시간을 겪어내야 한다. 물론 잘 이겨내면 성장으로 이어지지만,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연극마저 포기하는 아이도 종종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일이라, 그냥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이번 대회 후에는 나도 심한 홍역을 앓고 지나갔다. 대회를 마치고 내 몸속으로 스며든 독을 해독하느라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작품을 지도하지만, 비록 아이들이라 해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는지 평가도 한다. 대회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신뢰하고 따라야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평가를 받을 때 서운함을 넘어서는 분노가 일 때가 있다. 아이들한테는 상은 덤으로 주어지는 것이니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자신이 상처를 받는다.

이게 모두 선생님 덕분입니더!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 여의봉

하지만 우리는 또 일어설 것이다. 우리는 실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패는 결과가 나쁜 것이 아니라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 우리는 다시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가 없다. 만약 내가 시도를 포기하더라도 끼모아의 누군가는 다시 시도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끼모아는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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